봄부터 가을까지 마당을 돌보다 보면 어느새 산더미처럼 쌓인 잡초 더미를 마주하게 됩니다. 대다수의 초보 정원사들은 이 잡초들을 일반 쓰레기봉투에 꾹꾹 눌러 담아 버리거나, 마당 한구석에 무작정 쌓아두고 방치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는 정원의 소중한 자원을 낭비하는 일이자, 동시에 마당에 시한폭탄을 설치하는 것과 같습니다.

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잡초는 땅속 깊은 곳에서 흡수한 미네랄과 질소, 유기물이 풍부한 최고의 천연 비료 자원입니다. 이를 잘 삭혀서 퇴비로 만들면 돈을 주고 비료를 사지 않아도 정원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지식 없이 잡초를 퇴비함에 집어넣었다가는, 이듬해 봄에 잡초 씨앗과 병충해가 마당 전체로 퍼져나가는 대참사를 겪게 됩니다. 잡초를 안전하게 자원으로 바꾸는 영리한 퇴비화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퇴비함에 절대 넣으면 안 되는 두 가지 금기 잡초

잡초를 퇴비로 만들 때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철칙은 '모든 잡초를 다 재활용할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제가 초보 시절에 의욕만 앞서 마당의 모든 풀을 한곳에 모아 삭혔다가, 그 퇴비를 뿌린 화단이 온통 바랭이밭으로 변했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다음 두 가지 상태의 잡초는 반드시 일반 쓰레기로 분류하거나 태워서 처분해야 합니다.

[1] 이미 꽃이 피고 씨앗이 맺힌 잡초 7편과 11편에서 강조했듯, 일년생 잡초들은 엄청난 양의 씨앗을 품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가정용 소형 퇴비함은 내부 온도가 그리 높게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잡초의 잎과 줄기는 썩더라도 그 속에 섞인 씨앗들은 부패하지 않고 고스란히 살아남습니다. 씨앗이 맺힌 잡초를 퇴비화하는 것은 잡초 씨앗을 영양제와 함께 마당에 골고루 살포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2] 지독한 생명력을 가진 다년생 잡초의 뿌리 민들레, 쑥, 질경이, 쇠비름 같은 다년생 잡초의 뿌리는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합니다. 이들은 퇴비함 속의 어둡고 습한 환경에서도 죽지 않고 오히려 뿌리 조각에서 새로운 싹을 틔우며 번식하곤 합니다. 특히 쇠비름은 줄기 한 조각만 말라 죽지 않고 남아있어도 퇴비함 전체를 장악할 수 있으므로, 다년생 잡초의 뿌리는 반드시 햇볕에 바짝 말려 완전히 화석처럼 바스러지는 상태를 확인한 후 넣거나 따로 폐기해야 합니다.

잡초 씨앗을 박멸하는 '고온 퇴비화(Hot Composting)'의 원리

안전하게 잡초를 퇴비로 만들려면 퇴비함 내부의 온도를 의도적으로 높여 씨앗과 병원균을 삶아 죽여야 합니다. 이를 고온 퇴비화라고 하며, 세 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미생물이 폭발적으로 활동하며 열을 냅니다.

첫째, 탄소물과 질소물의 황금 비율(C/N 비)입니다. 잡초의 푸른 잎과 줄기는 '질소'가 풍부한 재료입니다. 이것만 쌓아두면 열은 나지 않고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썩어버립니다. 따라서 갈색 낙엽, 말린 볏짚, 잘게 부순 종이 상자 같은 '탄소' 재료를 반드시 1:1 또는 1:2 비율로 켜켜이 섞어주어야 합니다. 푸른 잡초 한 층을 깔았다면, 그 위에 갈색 낙엽을 한 층 덮어주는 식입니다.

둘째, 적절한 수분과 산소 공급입니다. 퇴비 더미의 촉촉함은 꽉 짠 스펀지 정도의 습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너무 건조하면 미생물이 활동을 멈추고, 너무 축축하면 산소가 차단되어 악취가 납니다. 또한, 일주일에 한 번씩 삽으로 퇴비 더미를 아래위로 뒤집어주어 신선한 산소를 공급해야 합니다. 산소가 공급되면 미생물의 호흡열로 인해 퇴비함 내부 온도가 섭씨 55도에서 65도까지 올라가며, 이 온도에서 몇 주간 유지되면 웬만한 잡초 씨앗과 해충의 알은 모두 사멸합니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가장 안전한 '잡초 액비' 만들기

만약 고온 퇴비함의 온도를 관리하고 뒤집어줄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물을 이용한 '잡초 액체비료(액비)'를 만드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간편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뚜껑이 있는 커다란 고무 통에 뽑아낸 잡초를 가득 채우고, 잡초가 완전히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줍니다. 그리고 뚜껑을 닫아 그늘진 곳에 방치하면 됩니다. 산소가 차단된 상태에서 몇 달 동안 서서히 혐기성 분해가 일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흙 속에 있던 씨앗과 다년생 뿌리가 물속에서 완전히 녹아내려 발아 능력을 잃게 됩니다.

가을철 기준으로 약 2~3달이 지나면 풀들은 형체 없이 녹아내리고 짙은 갈색의 액체가 남습니다. 이때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것이 흠이지만, 이 액체를 맑은 물에 10배에서 20배 정도 희석하여 화초나 채소의 뿌리 주변에 듬뿍 주면 질소와 미네랄이 풍부한 최고의 천연 영양제가 됩니다.

잡초는 흙의 영양분을 가로채는 얄미운 존재이지만, 정원사의 영리한 처분법에 따라 다시 흙으로 돌아가 정원을 풍요롭게 만드는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무작정 쓰레기통으로 보내기 전에, 자연의 순환 경제를 내 마당에서 실천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핵심 요약

  • 잡초를 퇴비로 만들면 훌륭한 유기물 자원이 되지만, 씨앗이 맺힌 상태이거나 다년생 잡초의 뿌리는 퇴비함 속에서도 생존하여 재발하므로 넣지 말아야 합니다.

  • 안전한 퇴비를 위해서는 푸른 잡초(질소)와 갈색 낙엽(탄소)을 섞고 주기적으로 뒤집어 내 온도를 55~65도까지 올리는 고온 퇴비화 과정을 거쳐야 씨앗이 박멸됩니다.

  • 퇴비 관리가 어렵다면 고무 통에 잡초와 물을 넣어 몇 달간 썩히는 '잡초 액비' 방식을 쓰면, 씨앗의 발아 능력이 완벽히 상실된 안전한 천연 액체 비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음 편 예고

다음 13편에서는 내 마당을 아무리 깨끗하게 관리해도 울타리를 넘어 끊임없이 침투하는 복병, '이웃집이나 주변 도로에서 날아오는 잡초 씨앗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방어벽 조성 노하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

그동안 마당에서 뽑아낸 잡초들을 주로 어떻게 처분해 오셨나요? 혹시 퇴비를 만들다가 실패했던 경험이나 나만의 독특한 처분 팁이 있다면 댓글로 자유롭게 들려주세요!